글쓴이 : 너구리

한 가지 기준으로 행복을 결정한다면 그 기준에 도달하지 못했을 때 쉽게 좌절감을 느끼게 된다. 정신적, 육체적, 물질적으로 다양한 각도에서 행복의 기준을 나눠서 생각하면 불행하다는 생각에 침식당할 확률이 낮다.

직장에 다니며 해소되지 않는 스트레스로 입사 1년 만에 이를 악무는 습관이 생겼다.

심한 날은 치아가 시리고 턱이 아파서 이를 덜 물기 위해 혀를 씹고 일했다. 혀를 씹고 일하는 방법은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 위함이지 절대 좋은 방법이 아니니 따라 하지 말자. 긴 연휴 전날 잠이 들 때는 불편함 없이 숙면을 취했다. 쉬는데 스트레스 받을 일이 없으니 당연했다. 턱이 아프지 않으니 상쾌한 아침을 맞이할 수 있었다. 이제는 스트레스 공격에 살짝 피하거나 자그마한 방패를 들고 맞설 수 있게 됐다. 덕분에 이를 악무는 습관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육체적 행복의 기준은 건강검진 결과지에 문제가 없는 것이다.

2년 전까지만 해도 울퉁불퉁 멋진 몸매를 만드는 것이 육체적 행복의 기준이었다. SNS에는 보디프로필을 찍기 위해 운동하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시간이 지나면서 크고 작은 병을 앓는 지인들이 많아지며 상황이 바뀌었었다. 한국인 대부분이 가지고 있다는 위염이 생겼다는 것부터 용종을 제거했다는 등 정말 다양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이젠 살기 위해 운동한다.

건강 검진 시기가 되면 ‘이번 연도에는 무탈하길’ 기도하며 검사를 받게 됐다. 보기에 좋은 몸보다 건강한 몸을 유지하는 것, 건강이 최고다.

화려한 만찬을 사는 건 어렵지만 가족들과 외식할 때 당당히 카드를 낼 수 있는 경제력이 있다면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다.

허리띠를 졸라매며 아득바득 살아도 내 집 마련이 어려운 시대가 됐다. 계절마다 옷을 사고 주기마다 전자제품을 바꾸다 보면 어느샌가 가벼워진 통장 잔액을 발견하게 된다. 소중한 사람들에게 베풀 수 있는 여유를 가지는 것은 더욱 어려워졌다. 하지만 닳아 없어지는 물건보다 되뇔수록 미소 짓게 만드는 시간을 갖는 게 더 가치 있다. 이번 주말에는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스트레스 없는 저녁 시간을 보내보자.